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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습, 반인종주의, 임상추론, 전문직 간 교육: 의학교육논단의 네 글
의학교육에서 학습자의 성장은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 정체성을 존중받는 경험, 반복적인 연습, 기관 간 협업과 연결된다. 온라인 교육과 반인종주의를 다룬 글은 학습 기회의 확대와 교육환경에 스며든 서열화의 문제를 제기한다. CCC 교육과정과 전문직 간 교육을 다룬 글은 각각 임상추론을 연습하는 구체적인 절차와 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제도적 협력을 설명한다. 네 글을 함께 놓으면 개인의 역량 개발을 교수설계와 조직 차원의 지원에 연결하는 HRD의 연구과제가 구체화된다.
의학교육에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
의학교육에서 역량을 기르려면 수업 내용과 학습자가 참여하여 연습할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근무, 돌봄, 거주지로 인한 참여 제약은 교육 제공 방식에 직결된다. 출신 배경이나 성별을 둘러싼 통념은 학습자가 존중받는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임상추론에서는 환자정보를 해석하고 판단을 수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러 보건의료 직종이 함께 배우려면 학과와 대학의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온라인 교육의 출발점으로서 학습 기회의 확대
온라인 학습을 다룬 에디토리얼은 기술이나 프로그램에 앞서 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성인 학습자의 상황을 제시한다. 논의의 출발점인 Learning at the back door: reflections on non-traditional learning in the lifespan도 비전형적 학습자의 교육 기회 확대를 다룬다. 온라인 학습의 교육적 의미는 근무·돌봄·거리 때문에 교실에 오기 어려운 학습자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있다.
의학교육은 의과대학 교실과 환자가 있는 진료실·병상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에디토리얼은 이 때문에 다른 교육분야보다 학교에 오기 어려운 학습자를 위한 교수학습 설계의 필요성이 적었다고 진단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온라인 학습의 급격한 도입은 학습자 중심 교육환경과 교수자의 역할을 검토할 기회로 본다. 온라인 학습과 원격교육에 축적된 이론과 경험은 긴급한 수업 전환 이후의 설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교의 논의는 Instructional System Technology의 관점에서 학습자와 교수자의 역할 변화와 flexible learning을 검토한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의 논의는 임상실습과 학생평가, 사회적 책무성과 정신건강을 다룬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의 논의는 emerging technology의 활용사례와 경험적으로 확인된 효과를 고찰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설문연구는 온라인 학습 전환 과정에서 교수자들이 겪은 경험과 만족도를 기술하고 교수개발 요구를 살핀다.
반인종주의와 전문직 정체성을 지지하는 교육환경
반인종주의를 다룬 서평에서는 One World가 2019년에 출판한 How to Be an Antiracist를 의학교육의 인본주의적 교육환경과 연결해 논의한다.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학회의 온라인 기조연설을 계기로 접한 책에 담긴 개인적 성장과 정체성의 변화, 역사·사회·정책 분석을 소개한다. 핵심 개념은 인간의 가치에 “잘못된 순위(false hierarchies of human value)”를 매기는 사고와 이를 유지하는 힘 및 정책이다. 개인의 특성을 집단 전체로 일반화하거나 비주류 집단에 주도집단의 가치에 동화되도록 요구하는 과정이 교육환경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능점수·출신학교·가정환경으로 훌륭한 의사가 될 가능성을 서열화하는 일, 여성 교수와 의대생의 외모를 규정하는 문화, 에이즈와 성병 관련 환자 사례 대부분을 성소수자로 설정하는 교과과정을 예로 든다. 반인종주의는 교육자가 자신의 생각을 성찰하는 일과 인간의 가치를 서열화하는 교육환경과 정책을 바꾸는 실천을 포함한다. 사회심리적으로 안전한 교육환경에서는 의대생이 다양한 개인적 정체성과 진정한 자아(true self)를 표현하며 배우고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
임상추론을 반복하고 비교하는 CCC 교육과정
임상추론을 위한 교육자료 소개에서는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서 제작한 Critical Clinical Competencies (CCC) for Clinical Reasoning Practice의 구성과 학습 절차를 설명한다. 출판 시점은 2018년 7월이며, 원문에 기재된 접근 시점은 2023년 11월이다. 개발팀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된 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설계의 기초는 deliberate practice다. CCC는 12개 주요 증상마다 1개의 주요 환자사례와 3개의 부수 환자사례를 배치해 48개의 진단사례를 구성한다. 이를 3개 단계(training years)에 걸쳐 총 144개의 진단사례로 제공한다.
학습자는 환자의 이름, 나이, 성별, 주요 증상과 vital signs를 확인한 뒤 differential diagnoses를 열거하고 diagnostic justification을 작성한다. 복통 사례에서는 응급의학, 가정의학, 산부인과·소아과 등 서로 다른 전공 전문의들의 접근을 영상으로 관찰한다. 환자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학습자는 감별진단과 그 이유를 먼저 작성한다. 이어 전문가의 추론을 관찰하며 자신의 판단을 비교하고 수정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Initial history, review of systems, physical examination이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physical examination 정보를 얻을 무렵에는 최종진단에 이르도록 유도한다. Tests/lab findings는 그 진단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활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주요 사례를 마친 뒤에는 동일한 chief complaint에서 한두 가지 정보를 바꾼 3가지 mini cases를 수행한다. 복통 환자의 성별이 달라지거나 고열이 추가되는 경우, 환자가 소아인 경우에 추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한다. 교육과정은 같은 진단을 다른 증상과 환자 상태에서 검토하고 같은 증상에서 다른 진단을 비교하는 compare & contrast를 원리로 삼는다. 간격을 두고 반복하는 spaced learning도 교육과정의 원리다. 미국 의료서비스, primary care를 바탕으로 제작된 자료이므로 한국 교육과정에서 활용할 때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문직 간 교육을 지속하는 기관 간 협력
전문직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을 다룬 에디토리얼은 2017년 의학교육논단의 첫 IPE 특집 이후 국내의 논의와 실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검토한다. 환자의 의료서비스 요구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상황을 “Flexner Report” 이후 형성된 질병 진단 중심의 교육과정 및 의료 직종 간 고립과 연결한다.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직종 간 협력이 필요하지만, IPE는 교육현장에서 주변적인 위치에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특집에서는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경험을 모아 교육과정의 정착 조건을 찾는다.
소개된 세 논문 중 첫 논문은 국내외 사례를 비교하면서 의료현장에서 확인한 교육 요구와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을 정리한다. 두 번째 문헌연구에서는 국외 전문직 간 교육협회 구성과 의과대학 평가인증 조직의 연계 방식을 검토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수자의 개인적 노력과 상향식 추진을 뒷받침하는 체계를 설명한다. 세 번째 논문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과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의 협업사례를 소개한다. 필요한 보건의료계열 학과가 한 대학에 모두 있지 않을 때에는 다른 대학과 협력해 교육을 운영할 수 있다.
논의
HRD와 의학교육을 함께 연구할 때에는 학습자의 역량 변화와 함께 교수개발, 교육자료 설계, 기관 간 협력의 운영방식을 연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CCC의 사례학습에서는 접속 여부와 만족도에 더해 판단을 수정한 기록을 살필 수 있다. 전문직 간 교육에서는 공동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학과와 대학의 협력 과정이 분석대상이다.
참고문헌
Han, H. (2021). Medical education in the era of online learning: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23(3), 145–146. https://doi.org/10.17496/kmer.2021.23.3.145
Han, H. (2021). How to be an antiracist. 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23(2), 139–140. https://doi.org/10.17496/kmer.2021.23.2.139
Han, H. (2024). Critical Clinical Competencies (CCC) curriculum for clinical reasoning skills development. 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26(1), 79–80. https://doi.org/10.17496/kmer.24.005
Han, H. (2024). Interprofessional education in Korean medical education: From individual efforts to structural collaboration. 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26(2), 81–82. https://doi.org/10.17496/kmer.24.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