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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과 팬데믹 이후의 전환
팬데믹에 따른 온라인 전환은 학습활동의 구성뿐 아니라 의학교육의 목적과 참여 방식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 학습의 기초 개념과 다섯 가지 실천 지침을 제시한 리뷰, 7개국 의학교육자 18명의 공동 성찰을 담은 논문을 학습경험의 재설계라는 관점에서 연결한다. 대화와 성찰을 지원하는 수업 설계, 온라인 임상추론 연습, 감독 아래 실제 업무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교수설계와 일터학습의 관계를 살펴본다.
온라인 전환과 학습경험의 재설계
온라인 학습은 학습자료에 접근하는 기술뿐 아니라 교수자·동료와 교류하고 자신의 이해를 점검하는 활동도 다룬다. 팬데믹으로 강의실과 임상현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이러한 활동을 다른 환경에서 구성할 필요가 생겼다. 의학교육에서는 지식 학습을 지원하는 온라인 활동과 환자·의료팀·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배우는 경험을 연결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온라인 학습의 거리와 참여를 설계하는 다섯 가지 지침
온라인 학습의 기초 개념을 검토한 리뷰에서는 팬데믹에 따른 전환을 re-mediation으로 설명한다(Rhim & Han, 2020). 기존 교수활동의 시간과 공간을 재검토하고 학습경험을 설계한다는 뜻이다. 우편, TV, 인터넷으로 이어진 원격교육의 발전을 배경으로 transactional distance, community of inquiry, 학습자 자율성을 교수설계의 토대로 제시했다. Transactional distance는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사회적·심리적·관계적 거리다. 온라인 수업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거리는 대화와 교육과정 구조의 유연성에 따라 달라진다. Community of inquiry에서는 질문과 문제해결로 의미를 구성하는 cognitive presence, 감정과 생각을 공동체에 드러내는 social presence, 교육경험을 설계하고 참여를 촉진하는 teaching presence가 함께 작동한다. 학습자의 자료 탐색과 진도 점검 능력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자율성을 허용하는 설계에는 동기와 학습전략을 지원하는 활동도 포함된다.
수업에 적용하는 다섯 가지 지침은 경험학습의 순환, 동시적·비동시적 학습의 조합, 다양한 상호작용, 온라인으로 매개하는 임상경험, 학습공동체의 지원이다. 경험학습은 구체적 경험, 성찰적 관찰, 일반 원리의 도출, 실제 적용이 순환하는 과정이다. 환자 진료와 해부실습뿐 아니라 강의에서 전문가의 사고를 관찰하는 일도 학습의 바탕이 된다. flipped learning에서는 녹화 강의를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학습한 뒤 대면 또는 동시적 온라인 활동에서 이해를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한다. 비동시적 토론은 생각을 다듬을 시간을, 동시적 활동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상호작용은 학생이 학습자료, 교수자, 동료, 자기 자신과 주고받는 활동으로 구분된다. 명확한 개요와 요약을 갖춘 자료, 개별 피드백, 소집단 토론과 온라인 포럼으로 이를 촉진한다. 자기 자신과의 상호작용은 목표 설정이나 진도 점검 같은 메타인지 활동을 아우른다.
온라인 임상경험은 현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사례를 다루고 임상적 사고 과정을 연습하도록 설계된다. 리뷰에 소개된 critical clinical competency 교육과정은 서로 다른 환자 사례 144개를 활용해 임상추론을 의도적으로 연습하도록 구성됐다. 의대 3학년 학생이 실습 중 다양한 환자를 만나거나 감별진단과 치료계획을 충분히 연습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설계다. 학생은 영상에서 새로운 환자 정보가 제시될 때마다 재생을 멈추고 판단의 근거를 설명한다. 감별진단에 포함하거나 제외할 진단을 정한 뒤, 자신의 추론을 여러 전문과의 전문가 패널의 추론과 비교한다. 이 교육과정은 의학 학습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HIPAA를 준수하는 화상회의 도구로 COVID-19 환자의 가상 회진에 참여하는 사례도 검토했다. 야간근무나 여러 보건의료 직종과의 상호작용처럼 온라인으로 매개하기 어려운 경험도 임상교육을 구성할 때 고려할 요소다. 학습공동체 지원 지침에서는 활동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관계를 다룬다. 교수자는 정보와 자료를 안내하고 참여와 협업을 촉진하며, 평생학습자의 역할도 맡는다. 학생이 어려움과 감정을 나누고 교수자도 자신의 학습 요구를 드러내는 분위기는 토론과 고차적 사고를 촉진한다.
팬데믹 이후 교육의 목적과 현장 참여를 다시 구성하기
팬데믹 이후 의학교육의 방향을 다룬 논문은 교육 변화를 ‘왜, 무엇을, 어떻게, 누구에게 가르치는가’라는 네 가지 질문과 연결했다(Han et al., 2021). 논의는 Association for Medical Education in Europe의 ASPIRE-to-Excellence Award 수상 대학 대표들이 구성한 ASPIRE Academy에서 출발했다. 독일, 파키스탄, 뉴질랜드,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영국, 미국의 의학교육자 18명이 2020년 3월부터 매월 열린 온라인 iXII Meeting과 비동기 공동 성찰에 참여했다. 교육 목적에 관한 논의의 배경은 비응급 진료의 원격의료 전환, 학생의 업무 투입과 조기 졸업, 환자 감소에 따른 의료기관의 수입 변화였다. 진료 수입에 의존하는 대학 의료기관에서 교육의 우선순위와 지역사회의 건강 요구를 검토하고, 예방과 공중보건 활동을 보상하도록 협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지역주민은 예방 활동의 협력자이자 공동 설계자로 참여한다. 원격의료는 진료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당뇨병·고혈압·체중관리처럼 행동 변화가 필요한 건강 문제를 다루는 수단으로 소개됐다. 논문은 장기간의 교육비 부담과 전문과목 선택의 관계도 다뤘다. 특정 의료행위에 초점을 둔 microcredentials와 기초 진료 역량 및 면허 취득에 필요한 최소 수련을 보장하는 구상으로 인력 양성 비용과 지역사회 수요를 연결했다.
교육내용으로는 재난 대비, 사회적 책무성, 불확실성을 다루는 태도가 제안됐다. 재난관리는 팀 구성과 리더십, 자원·공급망 관리, 기술 개발, 지역사회 소통을 포괄한다. 교차훈련은 위기 상황에서 전문분야 밖의 진료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사회적 책무성은 지역사회의 요구를 확인하고 그에 응답한 성과를 보여주는 일이다. 역량을 체크리스트와 측정하기 쉬운 목표로 구성할 때에도 의료의 관계와 지역사회 맥락을 다루도록 제안했다. 교육내용에는 원주민·소수자·이주민·난민·성소수자의 건강, 빈곤과 농촌 문제, 정신건강과 교정시설 의료가 포함됐다. 인문학·사회과학·지역사회 보건·윤리를 교육 초기부터 여러 교과와 일상의 문제 해결 과정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지역주민의 활동에 참여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경험은 임상적·문화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환경으로 설명됐다. 연구가 빠르게 쏟아지고 출판 후 철회되기도 하는 상황에서는 진단과 치료를 문제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조했다. 영양, 마음챙김, 침, 요가, 태극권, Qigong 등 보완·대체·통합의학의 관점을 교육에서 검토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교육방법에서는 대학들이 기초의학 자료를 공동으로 개발·관리하고 교육을 개방하는 open lean medical education과 지역사회에서 배우는 place-based pedagogy가 제시됐다. 전자는 새 정보를 선별하고 공통 기초지식을 조직화·표준화하며 일부 전문직 간 교육까지 공유하는 구상이다. 중복 제작 부담과 교육자원 접근성 격차를 줄이려 한다. 후자는 무료 지역사회 진료소의 봉사학습이나 국제보건 경험처럼 학생이 장차 일할 환경에서 관계와 역할을 배우는 활동을 다룬다. 소방관과 응급구조사의 유급 현장훈련을 참조한 제안에서는 감독 아래 업무와 책임을 맡으며 의료팀에서 일하는 기술과 전문직 정체성을 발달시키는 경험을 제시했다. 영국 Medical Schools Council의 학생 자원봉사자 역할 지침, 포르투갈과 파키스탄 의과대학의 팬데믹 대응 참여 사례도 다뤘다. 교육대상에 관한 논의에서 인용된 싱가포르 연구에서는 의대생의 3분의 1이 임상 복귀를 원하지 않았고, 3분의 2는 복귀할 의향을 보였다. 복귀 의향이 있는 집단은 내적 동기와 전문직 책임감이 더 높았다. 보호장비 부족과 건강 문제로 복귀가 어려운 조건도 고려했다. 학생 선발에서는 내적 동기와 사회적 책임감, 다양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능력을 고려하도록 제안했다.
논의
critical clinical competency의 144개 사례 설계에서 주목할 것은 판단의 근거를 설명하고 전문가의 추론과 비교하는 활동이다. HRD와 의학교육을 함께 연구하는 관점에서는 온라인 성찰 활동과 현장의 업무 배정에서 참여 기회와 지원 방식에 따라 학습자가 어떤 역할을 익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open lean medical education의 대학 간 자료 공유로 소집단 피드백이나 지역사회 참여를 지원할 시간과 자원이 확보되는지는 별도의 연구 질문이다.
참고문헌
- Rhim, H. C., & Han, H. (2020). Teaching online: foundational concepts of online learning and practical guidelines.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 32(3), 175–183. https://doi.org/10.3946/kjme.2020.171
- Han, H., Clithero-Eridon, A., Costa, M. J., Dennis, C. A., Dorsey, J. K., Ghias, K., Hopkins, A., Jabeen, K., Klamen, D., Matos, S., Mellinger, J. D., Peters, H., Pitama, S., Smith, C. L., Smith, S. F., Suh, B., Suh, S., & Zdravković, M. (2021). On pandemics and pivots: A COVID-19 reflection on envisioning the future of medical education.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 33(4), 393–404. https://doi.org/10.3946/kjme.20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