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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성에서 메타역량으로: HRD 실무지 칼럼이 짚은 것
장인성은 깊은 숙련을 쌓으며 자신의 일을 확장하고, 배움을 공동체와 나누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특성이다. 다섯 편의 글은 이러한 장인성을 창조인재 육성, 메타역량, 일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발전시킨다. 함께 살펴보면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교육과 일의 의미·가치·사회적 관계를 성찰하는 교육이 연결된다. 의학교육에서도 전문성의 발달을 수행 수준, 배움의 지속성, 후속세대에 대한 기여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일하며 성장하는 능력
일터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바뀌면 익힌 일을 수행하는 능력과 새로운 역량을 배우는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 메타역량은 이러한 ‘역량을 얻을 수 있는 역량’이며,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학습과 성찰을 준비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장인성은 깊은 숙련, 일의 주도권, 창조, 배움의 나눔을 바탕으로 이 능력이 일하는 삶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두 개념의 핵심은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새롭게 하고 성장하는 데 있다.
깊은 숙련에서 확장되는 창조력
『Public HRD』 2015년 12월호에 실린 글은 창조인재 육성의 출발점을 일상 업무의 작은 창조 경험에서 찾는다. 창조력을 ‘새롭고 질적으로 수준이 높으며 적절한 산출물을 생산해내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세상을 바꾸는 큰 창조력(big C)과 일상적인 변화를 만드는 작은 창조력(little c)을 구분한다. 전통 수공업, 대한민국 명장, 전문직, IT개발,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이르고 모범을 보이는 국내 장인 16명의 사례를 연구했다. 장인들은 전통을 바꾸거나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다. 인접 분야로 일을 넓히면서 기존 전문성도 깊게 발전시켰다.
자동차 명장 박병일의 사례에는 ‘못 고치는 차 고쳐드립니다’라는 간판과 함께 새로운 정비 수요에 대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고 분해·실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용 명장 최원희의 사례에서는 ‘진정한 이발사라면 머리카락 없는 사람도’ 돌본다는 자세가 가발과 토탈탈모케어로 이어진다. 이러한 창조력은 한 분야에서 쌓은 숙련, 일을 넓히면서 이루어지는 학습, 열정과 몰입에 기반한다. ‘10년의 법칙’과 ‘1만 시간의 법칙’은 전문적으로 일을 수행하기까지 거치는 집중적인 훈련 시간을 설명한다. HRD의 과제는 업무의 문제를 해결하며 작은 창조 경험을 쌓을 기회를 마련하고, 창조력을 발휘할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메타역량을 기르는 기업교육의 구성
『월간HRD』 vol. 366의 HRD COLUMN은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대응하는 인재 육성을 디지털 역량, 휴먼 역량, 메타역량의 관계로 설명한다. 메타역량은 적응력·자기 주도성·리더십·기업가 정신을 포함한다. 장인성은 메타역량을 일터의 맥락에서 구체화한 개념이다. 깊은 숙련을 쌓으면서 배움과 성장의 의지를 유지하고, 산업과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을 새롭게 하며 일하는 방식이다.
교육체계에 관한 제안은 기존 직급별 교육과 직무별 교육의 일부를 확장·통합해 ‘일의 교육’을 구성하는 것이다. 직급과 경력 단계에 따라 일의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는 교육을 직무와 직군에 따라 장인성을 형성하는 교육과 결합하는 구상이다. 목적은 의미 있게 일하는 삶을 이해하고 스스로 성장할 의지와 힘을 기르는 데 있다. 자발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일터 여건도 강조한다.
일에 대한 문해력과 역량의 재맥락화
『THE HRD Review』 24권 3호의 시론은 일의 교육을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는 직무훈련과 ‘일에 대한 문해력(work literacy)’을 기르는 교육으로 구분한다. 문해력은 일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와 구조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역량 논의의 흐름에서는 의사소통·문제해결·대인관계·리더십·협상 같은 soft skill과 직업기초능력을 다룬다. 미국 노동성 장관 위원회인 SCANS가 제시한 ‘일터에서의 기술(Workplace Know-How)’은 3가지 기초 능력과 5가지 기본 역량으로 구성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관련 정책 사례로 제시된다.
같은 이름의 역량도 직무, 근로자 집단, 업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발휘된다. 메타역량은 이러한 차이에 대응해 필요한 역량을 새롭게 습득하고 변용하는 능력이다. 장인성의 구성 요소로는 성장에의 의지, 지독한 훈련, 일의 해방과 창조, 배움의 넓힘과 베풂, 정상 경험과 고원에서의 삶이 제시된다. 교육에서는 깊이 숙련된 분야에 인접 분야를 접목해 일의 범위를 넓히는 ‘재맥락화’를 강조한다. 2015년 글에서 창조력의 발달 과정으로 제시된 숙련과 확장은 여기서 역량을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일의 사회적 의미와 윤리적 태도를 성찰하는 교육도 다룬다.
일의 행복을 이루는 숙련과 주도권
『연세소식』 2021년 8월 24일 Academia에 실린 글은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상황에서 일의 행복을 다룬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일이 가족·친구 관계, 여가, 자기계발과 조화를 이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하는 시간에 어떤 즐거움과 보람을 누리는지 묻는다. 일과 여가의 관계는 쓴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크림이 결합된 카푸치노에, 일·배움·사회관계·가정생활이 섞이는 양상은 카페라테에 비유한다. 디지털 기술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은 이러한 ‘일의 편재(ubiquity of work)’의 배경이다.
행복하게 일하는 경험에는 몰입하는 재미, 일을 잘 수행했을 때의 성취감, 타인에게 기여하는 보람, 지식과 노하우를 쌓으며 이루는 성장이 포함된다. 현대적 장인은 요리사·영화배우·의사·IT 프로그래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터에서 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적인 사람’으로 정의된다. 높은 숙련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원칙과 리듬에 따라 일하는 주도권을 강조한다. 장인성은 이러한 태도가 행동 습성으로 자리 잡은 상태이며, 배움을 넓히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기술과 함께 일하는 시대의 성장과 성숙
『월간HRD』 2024년 5월호 HRD COLUMN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상황에서 ‘인간답게 일하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앞으로만 달려가면서 / 뒤돌아볼 줄 모른다면”이라는 시구와 시속 110km로 달리는 표범의 이미지는 속도를 추구하는 업무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기술은 언제 어디서나 일하게 하지만, 알고리즘에 종속되는 상황도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제시되는 장인성은 일에 몰두하며 존재의의와 기쁨, 보람을 얻는 현대적 장인의 특성이다.
성장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는 행동으로는 스스로를 단련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체적이고 창조적으로 일하며, 배움을 공동체와 후속세대에 나누는 일을 제시한다. 정상에 오른 뒤에도 자신과 경쟁하며 더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고원에서의 삶’은 자신을 새롭게 하는 모습이다. 장인성 형성 과정의 가치는 높은 지위에 도달했는지뿐 아니라 일하는 동안 얼마나 성장하고 성숙하는지에 있다.
논의
‘일의 교육’을 교육과정으로 옮길 때에는 학습자의 의지뿐 아니라 도전적인 업무를 맡을 기회, 업무 과정의 주도권, 배움을 나눌 관계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의학교육의 전문성 발달에서도 임상 수행 수준과 더불어 낯선 문제에 부딪혔을 때 배우는 방식, 환자를 위해 하는 일의 가치, 후속세대의 학습에 기여하는 경험을 함께 다룰 수 있다. 같은 역량도 일터의 맥락에 따라 다르게 발휘된다는 설명은 학습자의 수행을 그가 맡은 업무와 협력 관계 속에서 해석할 근거가 된다.
참고문헌
장원섭. (2015). 장인(匠人)으로부터 배우는 창조인재 육성의 길. Public HRD, 2015년 12월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장원섭. (2021). 4차 산업혁명 시대, 메타 역량이 필요하다. 월간HRD, vol. 366, HRD COLUMN.
장원섭. (2021). 시론: 이제는 메타역량이다. THE HRD Review, 24(3).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장원섭. (2021). 일의 행복과 장인성(匠人性). 연세소식, 2021년 8월 24일, Academia.
장원섭. (2024). ‘장인성(匠人性)‘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월간HRD, 2024년 5월호, HRD COLU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