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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Note · 의학교육

역량바탕교육과 위임: 무엇을 역량으로 보고 무엇을 맡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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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바탕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 · 역량(Competence) · 교육평가(Educational Assess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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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바탕교육은 사회와 환자에게 필요한 수행을 교육목표로 정하고, 그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를 바탕으로 학습자의 진전을 판단한다. 개념 논문 세 편과 교육과정 개편 보고, 심장내과 수련생의 질적 연구를 통해 역량의 정의에서 EPA와 실제 업무 위임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살핀다. 교육목표와 평가의 정렬에 더해, 평가 이후 달라지는 감독과 책임, 임상 경험을 성찰할 수 있는 관계가 역량 발달과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논의한다.

역량의 판단과 업무의 위임

역량바탕교육은 교육을 마친 사람이 어떤 일을 어느 수준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서 출발한다. 의학교육에서는 환자와 지역사회의 건강 요구를 교육목표에 반영하고, 지식·술기·의사소통·판단이 진료에서 함께 발휘되는지를 평가한다. EPA는 이러한 역량을 갖춘 학습자에게 맡길 수 있는 전문직 업무의 단위다. 위임을 판단할 때는 해당 업무에 필요한 감독 수준과 책임 범위를 정한다.

지역의 건강 요구에서 출발하는 교육과정 설계

보건의료인력 양성을 국제보건 개선과 연결한 문헌 검토와 개념적 논의에서는 CBE의 출발점을 지역 인구집단의 건강 요구에 두었다(Gruppen et al., 2012). 역량의 다섯 가지 특성으로 교육 종료 시점의 수행 명시, 외부 이해관계자의 기대 반영,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표현, 전문적 판단에 따른 성취 기준 설정, 기대 수준과 전문직 가치 공유를 제시했다. CBE의 교육과정은 건강 요구에서 역량을 도출하고, 그 역량에 필요한 학습경험과 평가를 함께 설계하는 세 단계로 구성된다. 요구분석에는 보건자료와 지역사회 의견, 주요 정보제공자 분석, 현장 관찰과 실무자 설문, 전문가 패널, 국가적 합의 형성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검토한 5개 역량 프레임워크 모두에 의사소통 기술이 포함됐지만, 정보 관리나 평생학습 관련 역량을 포함한 것은 2개였다.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는 8개 역량 중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환자와 가족, 동료와 튜터, 지역사회와의 의사소통이라는 3개 세부 역량으로 나누고, 건강위험 상담과 지역사회 서비스 연계까지 기술했다.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10개 역량 영역을 토대로 구성한 폐쇄성 난산 사례에서는 6개 영역의 수행을 학습·평가 방법과 연결했다. 산모에게 치료 선택지를 설명하는 수행에는 모의환자 연습과 표준화 환자 실습을 배치했다. 신체진찰로 원인을 확인하는 수행에는 시뮬레이션과 직접 관찰을, 지역사회 자원을 파악하는 수행에는 자기주도적 탐색과 필기시험을 배치했다. 윤리적 판단에는 사례 토론과 구술시험을, 고위험 사례의 식별·의뢰에는 문제 풀이와 의무기록 감사를, 비밀유지에는 정책 검토와 지도자 평가를 연결했다. 이는 Miller’s pyramid의 ‘knows’와 ‘knows how’에서 ‘shows’와 ‘does’로 이동할수록 수행 증거의 비중이 커지는 평가 원리를 반영한다.

항목 충족에 집중하는 ‘checkbox education’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EPA를 소개하며, 정상 분만 수행에서 환자 진료·의학지식·의사소통을 함께 평가하는 예를 들었다. 학습자는 공통의 성취 기준에 도달하되 시간과 방법을 달리할 수 있고, 수행을 입증한 경우 일부 교육경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이를 운영하려면 개인별 진도를 추적하는 정보시스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 판단하는 교수자, 역량별 최소 수행 기준이 필요하다.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건강 우선순위와 교수인력, 가용 자원을 고려해 역량과 담당 직종을 정한다. 동일한 수행 수준을 입증한 직종에 업무를 이전하는 task shifting도 검토할 수 있다.

졸업후수련의 성취 기준과 시간의 유연성

졸업후의학교육의 역사와 용어를 정리한 개념 논고에서는 사전에 정한 수행 성과를 중심으로 교육을 조직하는 흐름 속에서 CBME를 설명한다(ten Cate, 2017). 1949년 Tyler rationale의 교육목적·학습경험·경험의 조직·평가에 관한 네 질문, Bloom의 교육목표 분류, 1963년 Carroll의 학습시간 논의를 연결했다. 같은 시간을 제공해도 성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은 mastery learning과 개인별 학습시간 조정의 교육학적 배경이 된다. 의학교육에서는 1950년대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기초과학과 임상목표 통합, 1978년 제시된 지역 진료 기능 중심의 CBME, 1990년대 CanMEDS와 이후 ACGME Outcome Project를 거치며 성과 중심 접근이 확산됐다. CBME의 두 가지 핵심 특징은 성과를 구체적인 competencies로 표현하고, 정해진 성취 수준을 기준으로 수련 기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competence는 의사소통·지식·기술·임상추론·감정·가치·성찰을 일상 진료에서 분별 있게 사용하는 포괄적 능력이며, 그 구성 요소는 competencies로 구분한다. Medical competency는 전문직 업무의 구체적이고 통합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으로, 학습할 수 있고 지속적이며 측정 가능하다. CanMEDS의 7개 roles와 ACGME의 6개 core competencies처럼 넓은 범주는 domains of competence다. patient care에는 환자 정보 수집, 신체진찰, 치료계획 수립과 실행이 포함된다. 이러한 능력은 자원과 지원 조건에 따라 다르게 발휘된다. ‘Competent’는 수행 능력과 행위 권한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으며, 역량을 입증한 사람에게 독립적인 진료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판단으로 이어진다.

2005년 도입된 EPA는 여러 역량을 업무 안에서 종합하며, entrustability scales는 그 업무에 필요한 감독 수준을 나타낸다. Dreyfus 모형은 Novice, Advanced Beginner, Competent, Proficient, Expert라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Competent는 사회가 감독 없는 수행을 받아들이고 위임을 정당화할 수 있는 문턱이며, 이후에도 전문성은 발달한다. Milestones는 그 문턱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대하는 단계별 수행 수준을 기술한다. 학습자의 출발점과 일터 경험이 다르면 교육 경로와 소요 시간도 달라질 수 있다. 논고에서는 시간의 유연성을 임상의학 연구자의 교육과 가족계획, 기본의학교육과 졸업후수련의 연속성을 검토하는 원리로 확장했다. 개인별 수련을 운영하려면 진료 인력 배치와 규제도 조정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과 맡길 수 있는 업무의 구분

EPA와 역량의 혼용을 분석한 개념 논문에서는 용어의 정의, 선행 문헌, 교육·진료 사례를 검토해 두 개념의 역할을 구분했다(ten Cate & Schumacher, 2022). 역량과 기술은 과업을 수행하거나 시험에 응답하는 모습에서 추론한다. 역량은 사람이 갖추는 수행 능력이고, EPA는 그 능력을 입증한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전문직 업무의 단위다. EPA는 시작과 끝이 있는 구체적이고 관찰 가능한 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는 업무 결과를 산출한다. 정당한 권한을 지닌 주체는 그 활동의 위임 여부를 결정한다. 하나의 EPA에는 여러 역량이 필요하고, 하나의 역량도 여러 EPA에 관여하므로 둘의 관계는 행렬로 표현할 수 있다. 의대생·전공의·전임의의 EPA는 업무 범위와 책임의 크기가 다르다. 위임 판단에는 부서장이나 감독자뿐 아니라 팀이나 위원회의 전문적 판단을 활용할 수 있다.

혼동의 원인으로는 모든 교육목표를 EPA로 표현하려는 경향과 위임 결정을 진급에만 활용하고 진료 책임에는 반영하지 않는 관행을 들었다. 첫 번째 문제에는 세 가지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전문직 간 협력을 ‘전문직 간 회의 주재하기’로, 안전 문화에 기여하는 일을 보고서 작성을 포함한 ‘환자 안전 사건 조사하기’로 구체화하면 위임 가능한 업무가 된다. 비밀유지·진실성·신뢰성이나 수술실 구성원과의 협력은 해당 EPA를 맡기기 위한 조건에 포함할 수 있다. 정치·윤리·경제·역사·기후변화·인종차별·인문학 등을 숙고하는 능력은 교육과 졸업의 일반 요건으로 둘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평가 이후 수련생의 자율성과 책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와 관련된다. 당시 캐나다 Competence-By-Design에서는 총괄적 위임 결정을 다음 수련 단계 진급에는 활용했지만, EPA별로 감독을 줄이고 책임을 늘리는 데는 제한적으로 반영했다고 서술했다. 일정 기간을 채우면 수행 증거와 관계없이 책임이 늘어나는 운영 방식도 논의했다. 위임의 교육적 의미는 과거 수행의 평가 결과를 앞으로 맡길 책임과 연결할 때 구체화된다. 면허가 없는 학생에게 허용되는 자율성은 제도적 감독 요건 안에서 정해진다. 짧은 순환근무에서는 감독자가 수련생을 알아갈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외과 전공의가 수술 전 계획을 더 이상 지적받지 않을 때 신뢰를 느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통합교육과 종단교육으로 구현한 역량바탕 교육과정

샤리테 의과대학의 프로젝트 보고에서는 2010~2016년에 역량과 성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과정과 학생평가를 다뤘다(Hitzblech et al., 2019). 1999년 시작한 개혁교육과정에는 전체 학생의 약 10%인 연간 63명이 참여했고, PBL·주제별 통합 블록·조기 환자 접촉을 운영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2010년 도입을 결정한 Modular Curriculum of Medicine(MCM)은 마지막 해 임상실습을 포함한 6년 과정이다. 학장이 이끄는 기획위원회, 교육과정 개발·변화관리 전문가, 연구소와 임상과, 학생대표가 참여했으며, 모듈 기획집단은 8단계 절차에 따라 내용을 개발했다. 수업별 목표와 교수·학습·평가가 맞물리도록 구성하고 기초과학을 10학기까지 임상교육과 통합했다. 종단교육에는 환자 진찰교육 118단위, 병상교육 358단위, PBL 240단위, 의사소통·팀워크 훈련 102단위, 과학적 역량 훈련 154단위, 의학 이론과 실천의 원리 30단위를 배정했다. 선택 모듈은 6학기에 60단위, 7학기와 8학기에 각각 50단위로 운영했다. EPA 개념에 근거해 학생이 초기부터 전문직 활동에 참여하고, 학기가 진행될수록 더 복잡한 과제를 맡고 감독을 덜 받는 구조를 구상했다.

학생평가는 2017/2018년 겨울학기에 5점 리커트 척도로 실시했다. 통합교육과 종단교육 만족도, 학습성과 반영 수준, 시험과 실습 준비도를 조사했다. 2,974명 중 1,047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35%였고, 여성은 64%, 평균 나이는 24.5세였다(SD 4.2세). 1~6학기 응답자는 795명, 7~10학기 응답자는 252명이었으며, 응답률은 각각 41%와 25%였다. 학습성과와 준비도 분석에는 7~10학기 자료를 사용하고, 최종학년 실습생은 응답률이 낮아 제외했다. 비교자료로는 동일 문항을 사용한 2016년 최종학년 설문을 활용했다. 정규교육과정 120명과 MCM 64명이 응답했고, 응답률은 각각 20%와 29%였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환자 진찰교육 76%, 병상교육 68%, 선택 모듈 71%, 의학 이론과 실천의 원리 58%, 의사소통·팀워크 훈련 50%, PBL 38%, 과학적 역량 훈련 41%였다. MCM 학생의 64%는 최종학년 임상실습 준비가 잘되었다고 응답했고, MCM을 선택한 결정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89%였다. 2016년 정규교육과정 조사에서 최종학년 실습 준비가 잘되었다는 응답은 19%였다.

학생들은 모든 역량·내용 영역이 의사 직무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지만, 교육과정에 반영된 정도는 영역별로 달랐다. 충분히 반영됐다는 응답은 진단·치료·돌봄 83%, 의사소통·팀워크 81%, 타인 교육 26%, 자기평가·전문성 개발·자기돌봄 23%, 전문직 간 협업 29%였다. 정규교육과정보다 MCM의 반영 수준이 높게 평가됐으며, 의사소통·팀워크와 실무술기에서 차이가 가장 컸다. 이 결과는 단일 기관에서 자발적으로 응답한 학생들의 자기보고다. 조사 시점과 학년 구성, 응답률을 고려해 학생들이 경험한 교육과정과 스스로 평가한 준비도로 해석해야 한다. 후속 조정에서는 의료적 의사결정 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학제 간 실무집단이 병상교육안을 개발·실행하고, 주요 증상을 졸업성과 및 NKLM 제20장 ‘진료 이유’와 대조했다. 전문직 간 교육에는 다른 보건의료 직종 학생과 함께하는 수업과 교내 네트워크를 도입했다.

평가 경험과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연결하는 관계

심장내과 수련생의 전문적 성장을 탐색한 질적 연구에서는 CBME의 평가·피드백·멘토링이 transformational learning(TL) 및 전문직 정체성 형성(PIF)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조사했다(Chow et al., 2025). Mezirow의 전환학습을 이론적 바탕으로 삼아 기존 관점을 흔드는 딜레마·비판적 성찰·담론·행동 간의 연결을 분석했다. 대상은 캐나다 심장내과 PGY4–PGY6와 최근 3년 이내 수료자였으며,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온라인 반구조화 면담을 실시했다. 참여자 22명은 최근 수료자 8명, PGY6 4명, PGY5 4명, PGY4 6명이었다. 남성은 17명, McMaster 수련 경험자는 20명, 북미 밖에서 의과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11명이었다. 면담과 분석을 병행하며 2주마다 논의했다. 성찰적 주제분석에서 출발해 자료와 이론을 함께 검토하는 지시적 내용분석으로 주제를 발전시켰다. 자료 정리에는 Dedoose 9.0.90을 사용하고, 감사추적과 면담 메모, 경쟁 가설 검토로 해석을 점검했다.

분석에서는 CBME 도입과 TL 경험 및 PIF 사이의 뚜렷한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참여자들은 개별 환자 진료와 동료·멘토 관계를 주요 전환 계기로 설명했다. 다수의 EPA와 일터기반평가(WBA)를 완료하는 과정에서는 평가 피로와 문서화 부담이 나타났다. 형식적인 평가 요청이 자연스러운 코칭 대화를 줄인다는 진술도 있었다. 고령 심정지 환자의 회복을 보며 치료의 의미를 다시 판단한 경험은 관점의 전환으로 서술됐다. 심부전 환자가 편안한 임종을 바란다는 말을 듣고 환자의 선호부터 확인하도록 진료 방식을 바꾼 경험도 보고됐다. 멘토의 지원과 fellowship·일자리·학술 기회에 대한 sponsorship은 책임감과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돕는 조건이었다. 거의 모든 면담에서 나타난 impostor phenomenon과 관련된 자기 의심은 학습의 동력이면서 전환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신뢰하기 어렵거나 동의할 수 없는 피드백을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험도 보고됐다.

환자 사망을 자신의 잘못으로만 해석하던 참여자는 동료·지도자와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판단을 조정했고, 다른 참여자는 감정과 개선 방안을 글로 적으며 성찰했다. CBME 도입 전 수료자 7명을 면담한 뒤 질문을 보강했고, 전체 22명 중 20명이 McMaster에서 수련했다. 도입 전후 경험은 질문 구성의 변화와 해당 기관의 수련 맥락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성장지향적 태도로 관점을 계속 조정하는 경우에는 큰 전환 사건이 덜 두드러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도는 EPA 완료 여부에 더해 자기 의심과 어려운 임상 경험을 다룰 관계와 지원 여건까지 포함해 설명했다.

논의

교육과정의 목표와 평가가 맞물려 있어도, EPA 위임 이후 감독 수준과 진료 참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내용이다. HRD의 일터학습 관점에서는 맡은 과업, 판단을 적용할 자율성, 경험을 검토할 동료·멘토 관계를 함께 살피며 역량 발달을 연구할 수 있다. MCM에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병상교육안을 수정하는 과정은 역량바탕교육의 운영 방식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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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ow, J., Al‐Duaij, L., Last, N., Sheth, U., Rehman, M., Azim, A., Khalid, F., Blissett, S., & Sibbald, M. (2025). Transformational learning and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in postgraduate 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Medical Education, 59(4), 409–417. https://doi.org/10.1111/medu.15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