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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진료 현장에서 배우는 법: 의대생의 실습과 사회화
이 연구는 의과대학생 12명을 실습 전·중·후에 면담하고 임상현장을 관찰하여, clerkship에서의 학습 기대와 과정, 성과를 연결한다. 학생들은 직접 진료에 참여하고 임상추론을 발전시키기를 기대했으며, 실제로는 변화하는 환경과 교수자의 기대를 파악하고 인상을 관리하면서 학습 기회를 얻었다. 실습을 마친 뒤 대인 상호작용에 대한 자신감과 전공 선택의 명료성은 높아졌지만, 진단적 사고를 관찰하고 안내받으며 연습할 기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연구는 실제 일터에 참여하는 경험이 어떤 학습으로 이어지는지를 관계와 과업의 수준에서 구체화하며, 임상추론 학습을 가로막는 환경적·전문적·사회적 장벽을 후속 과제로 제시한다.
실습이라는 학습 장소
의과대학의 임상실습(clerkship)은 배운 지식을 환자에게 적용하면서 의료 현장의 구성원으로 일하는 방식을 익히는 교육과정이다. 학생은 환자를 만나고 진료팀의 업무를 보조하며, 누구에게 질문할 수 있는지, 어떤 행동이 적극적인 참여로 받아들여지는지, 어느 정도의 책임을 맡을 수 있는지를 배운다. 실습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이해하려면 학생이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연구는 그 과정을 학습자의 기대, 학습 과정, 실습 후 학습성과로 나누어 살핀다(Han et al., 2015).
실습 후 면담만으로는 처음의 기대와 경험 이후 재해석한 기대를 구분하기 어렵다. 실습 초반의 경험만으로는 적응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신감과 판단을 파악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2011–2012년 실습학년을 따라가며 세 질문을 살폈다. 무엇을 배울 것이라 기대하는가, 어떻게 배우는가, 무엇을 배웠다고 느끼는가였다.
분석의 틀은 상황학습의 legitimate peripheral participation이다(Lave & Wenger, 1991). 이 관점에서 신참의 학습은 공동체의 활동에 접근하고, 숙련된 구성원과 상호작용하며, 점차 중심 과업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학생은 의사의 곁에서 진료를 보고, 제한된 역할부터 수행하며,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역량을 키울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환자를 만나고 팀의 일원이 되는 경험과 의사가 정보를 해석하고 감별진단을 구성하며 진료 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에 접근하는 경험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1년을 따라간 종단 질적 설계
연구 현장은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SIU SOM)이다. 이 학교는 1~2학년에 PBL 교육과정으로 기초의학과 임상지식을 가르쳤다. 임상교육에는 의과대학 기반의 다전문과 진료조직, 지역사회 기반의 다전문과 진료조직, 지역 가정의학 클리닉의 교수진이 참여했고, 학교는 두 병원과 제휴하고 있었다. 3학년에는 내과, 외과, 정신과, 소아과, 가정·지역사회의학, 산부인과(OB/GYN)의 여섯 clerkship을 이수했다. 4학년에는 신경과와 선택실습, 전공 선택을 위한 준비가 추가되었다. 연구 대상은 3학년 실습학년이었다. 참여자마다 실습 전·중·후에 심층면담을 세 차례 진행하고 종일 관찰을 병행해, 같은 학생의 학습 기대와 경험, 성과를 비교했다.
3학년 학생 78명 전원에게 참여를 요청했으며, 자원한 12명 가운데 여성은 7명이었다. 1년간 연구에 참여한 보상은 1인당 $100이었다. 연구자 세 명은 모두 해당 교육과정에 관여해 왔다. 그 경험에 비추어 참여자들의 학업성취도가 상·중·하 수준에 걸쳐 있다고 판단했다. 참여자들은 인종적으로도 다양했지만, 비밀 보장을 위해 인종 정보는 보고하지 않았다. 표본은 전체 학생의 분포를 통계적으로 대표하도록 추출되지 않았다. 참여 보상은 SIU SOM 의학교육학교실이 지원했고, 연구는 SIU SOM 기관연구윤리위원회의 심의 면제를 받았다. 이해관계 공시는 없었다.
연구진은 학교에서 일터로 이행하는 경험에 관한 선행연구와 연구질문을 바탕으로 반구조화 면담 프로토콜을 작성했다. 실습 전 면담은 2학년을 마친 뒤 첫 실습일 전인 2011년 6~7월에 진행했다. 이전 보건의료 경험, 학습 기대, 실습에 대한 우려를 물었다. 실습 중 면담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 사이에 진행했다. 경험과 사전 기대의 비교, 의학지식의 적용, 대인 상호작용, 실천 규범의 학습이라는 네 영역을 다뤘다. 실습 후 면담은 2012년 6~7월에 진행했고, 앞선 두 면담에 이어 학습성과를 성찰하도록 했다. 면담에는 대체로 연구자 세 명이 함께 참여했다. 한 명이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하고 다른 두 명이 추가 질문을 했다. critical incident technique을 활용해 환자 진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 사건 등을 회상하도록 했다. 모든 면담을 녹음하고 전사했으며, 면담 직후 새로 파악한 내용과 반복된 내용을 논의했다. 연구진은 11~12번째 면담부터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아 포화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관찰은 실습 중 면담 단계와 연계해 학생과 실습 부서의 동의를 얻어 2011년 9월부터 2012년 6월에 진행했다. 예를 들어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의 실습을 따라갔다. 일정 문제로 관찰하지 못한 한 명을 제외하고 세 연구자가 총 11회의 관찰을 마쳤다. 표준화된 기록양식 대신 주요 활동과 상호작용, 그 맥락을 기록했다.
분석에는 grounded theory 방법과 지속적 비교(constant comparison)를 사용했다. 연구질문을 기준으로 전사본을 정독하고 진술에 서술적 코드를 붙였다. 같은 코드를 붙인 진술을 모아 다시 읽으며 개방코딩을 진행했다. 드러난 주제를 전체 면담의 원자료와 대조하고 개방코드를 범주화했다. 먼저 코딩 규칙과 일치도를 논의하는 두 차례의 보정(calibration) 회의를 열었다. 분석 과정에서도 총 7개 전사본을 함께 코딩하는 보정 회의를 이어 갔다. 전사본 하나를 코딩하는 데 약 2시간, 코더 간 일치도를 높이는 데 약 14시간을 썼다. 나머지 29개 전사본은 연구자들이 나누어 독립적으로 코딩했다. Atlas.ti version 7(Berlin, Germany)을 사용했으며, 전체 전사본에서 2,027개 코드를 도출했다. density, 곧 분석에서 코드가 사용된 횟수와 groundedness, 곧 다른 코드와 연결된 정도를 활용해 코드를 분석하고 범주화했다. 관찰 기록은 결과를 점검하고 분석과 해석을 삼각검증(triangulation)하는 데 사용했다. 반복 면담에서 도출한 해석을 전체 전사본과 대조하고 현장 관찰로 점검해, 학생의 설명을 활동과 상호작용의 맥락에서 이해했다.
실습 전: 무엇을 배울 것이라 기대했는가
학생들은 현장에서 배운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었지만,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스스로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은 별도의 학습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의문을 표했고, 구성된 교육과정을 제공받는 위치에 있다고 느끼는 듯했다. 추가 질문을 받은 뒤에야 무엇을 배우려 하는지 설명했다. 첫 번째 기대는 hands-on experiences였다. 참여자 전원은 의대 입학 전에 섀도잉, 의료기관 자원봉사, 의료봉사여행, 사회복지 등의 보건의료 관련 경험이 있었고, 일부는 가족 중에 의사가 있었다. 학생들은 관찰을 넘어 직접 환자를 보고 손을 써서 일을 수행하기를 원했다.
“see one, do one, teach one을 어떻게든 섞은 형태일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그렇게 할 때 더 잘 배운다는 게 그들의 바람이니까. 그냥 섀도잉만 하는 경험은 아니길 바란다.” — 참여자 9, 여성
두 번째 기대는 realistic learning to become a real doctor였다. 학생들은 의사 훈련생으로서 전문적인 역할을 맡고, 진료팀의 구성원이 되어 병원과 클리닉의 내부 업무를 배우려 했다. 세 번째 기대는 textbook learning translated into real-world practice였다. 교과서에서 배운 질환이 환자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떤 약을 사용하고 어떤 치료를 하는지 배우기를 기대했다. 수업에서 배운 약이 임상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등 교과서와 실천 사이의 차이도 알고 있었다. 네 번째 기대인 being more knowledgeable에는 사례에 지식을 적용하면서 사고하는 능력도 포함되었다. 제한된 정보에서 필요한 신체검진과 검사를 선택하고, 효율적인 순서로 진단에 이르는 과정을 연습하려 했다.
“임상 상황을 통해 사고하는 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 맨바닥에서 시작해 제한된 정보로 환자 사례를 다루면서 다음에 무엇을 할지 아는 것. 어떤 신체검진을 할지, 어떤 검사를 낼지, 진단에 이르기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하려면 어떤 순서로 할지.” — 참여자 2, 남성
다섯 번째 기대는 deciding on a specialty였다. 대부분은 이전 경험을 근거로 관심 전공을 생각해 둔 상태였다. 다만 모든 전공을 경험하지는 않았으므로 실습을 거치며 생각이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참여자 2는 앞으로의 12개월이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고 결론에 이르는 시간이 될 것이며, 1년 뒤에는 전공을 100% 알게 되기를 기대했다.
실습 중: 환경을 읽고 인상을 관리하며 배우기
일부 학생은 외과·내과처럼 10주 동안 진행되는 장기 실습으로 시작했고, 다른 학생들은 소아과·산부인과·정신과·가정·지역사회의학처럼 6주 동안 진행되는 단기 실습으로 시작했다. 순환실습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첫 번째 과정은 navigating environments였다.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수행하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며칠씩 걸린다고 보고했다. attending마다 교수 방식과 기대, 평가 기준이 달랐고, 학생들은 평가가 예상보다 주관적이라고 느꼈다. 한 실습 안에서도 거의 매주 다른 attending에게 배정되어 새로운 교수자의 선호와 기대를 계속 파악해야 했다.
“무엇이 기대되는지 바로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했다. 입원환자든 외래든, 누구와 함께인지에 따라, 임상의사와 함께인지 전공의와 함께인지에 따라 달랐다. 그냥 가서 나에게 뭘 원하는지 묻는 것. 내 역할이 뭔지? 정신과인지 분만실인지에 따라 모든 게 조금씩 다르고, 내가 여기 있는 동안 나에게 기대되는 게 뭔지도 다르니까. 그걸 바로 하면 거기 있는 내내 모든 게 매끄러워진다.” — 참여자 10, 남성
두 번째 과정은 learning by doing through impression management였다. 학생들은 보통 순환실습마다 환자를 배정받았다. 환자를 보거나 간단한 시술을 하도록 허락받았을 때 의료팀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고 느꼈다. 참여 기회가 명확히 주어지지 않을 때는 스스로 일을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첫인상이 이후 학습 기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배웠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attending별 선호가 공유되었고, 그 선호에 맞게 행동하는 일이 실습 요령이 되었다. 학생들에게 impression management는 좋은 평가를 얻는 행동이자, 신뢰를 바탕으로 진료 참여와 학습 기회를 얻는 방식이었다.
“내가 알아차린 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고 관심을 보인 사람, 능동적으로 듣기만 한 게 아니라 관련 있는 질문을 하고, 아는 게 있고, 질문에 준비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신뢰를 보여 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참여자 3, 남성
관련 있는 질문은 관심이 있고 준비된 학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반면 학생들은 지식과 관심의 부족을 드러내는 질문을 위험하게 여겼다. attending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나쁜 인상을 남기고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상관리는 관심이 적은 전공의 실습에도 이어졌다. 참여자 3은 해당 전공을 선택할 생각이 없다고 밝힐 때 전공의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관심 있어 보이는 데 힘을 얼마나 쓸지, 더 관심 있는 주제나 시험을 공부하는 데 얼마나 쓸지도 판단했다.
세 번째 과정은 balancing between clinical work and studying이었다. 학생들은 병동 업무에 참여하면서 실습을 마무리하는 shelf examination을 준비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복습 자료를 들고 다니며 틈틈이 공부했고, 공부하면서도 팀 곁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장소를 찾았다.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거나, 팀에서 뒷전으로 밀리거나, 중요하지 않은 과제만 맡는 일을 피하려 했다. 참여자 10은 팀에 도움이 되고 환자 진료에 참여하려는 노력과, 임상의학의 기초를 복습하고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일 사이의 균형을 실습 내내 가장 어려운 과제로 설명했다. 정신과처럼 병원과 클리닉에서 보내는 하루가 짧은 경우에는 공부 시간이 확보되었고, 학생들은 이를 교육과정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실습 후: 무엇이 남았는가
여섯 실습을 마친 뒤 연구진은 무엇을 배웠는지, 자신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처음의 기대가 충족되었는지 물었다. 첫 번째 성과는 confidence increased in interactions였다. 학생들은 환자, 전공의, attending, 직원과 상호작용하는 데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환자 면담이 편안해졌고, 진료팀 구성원과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느꼈다. 병원과 클리닉의 업무와 규범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참여자 3은 원래 사람들과 일하는 데 편안함을 느꼈지만, 의대생으로서 일하는 자신감은 실습을 거치며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성과는 limited opportunities to practice diagnostic thinking였다. 학생들은 의학지식을 적용하고 감별진단과 평가·계획을 구성하는 데 능숙해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진단적 사고 전반을 연습하거나 전문가의 사고 과정을 관찰할 기회가 적었다고 느꼈다. 환자를 보고 진단을 생각해 볼 수는 있었지만, 전공의나 attending이 그 가설과 사고 과정을 정기적으로 듣고 코칭하는 경험은 부족했다. 병원에서는 학생이 환자를 보기 전에 진단과 계획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외과에서는 수술 결정이 내려지는 날 학생이 클리닉에 있지 않아 결정 과정을 접하기 어려웠다. OB/GYN에 관한 참여자 2의 설명에서도 건강한 출산이라는 당면 과업과 여러 임상 상황 및 감별진단을 생각해 보는 학습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학생들은 단순한 사례에는 편안해졌지만 복잡한 사례의 추론에는 자신이 없었고, 자신의 지식이 여전히 피상적이라고 평가했다.
“3학년은 우리가 노출될 필요가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좋은 입문이었다고 느낀다. 하지만 반드시 깊은 지식을 갖게 되거나 많은 것에 대해 유능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용어를 인지하게 되고 그래서 우리 모두 비슷한 배경을 갖게 된다는 정도는 말할 수 있다.” — 참여자 11, 여성
세 번째 성과는 decisions about specialty였다. 대부분은 실습 후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더 분명해졌다. 여러 학생은 선택 과정을 decision tree로 설명했다. 시술을 좋아하면 외과나 산부인과를 고려하고, 그중 아기를 좋아하면 산부인과를, 그렇지 않으면 외과의 다른 분야를 생각하는 식이었다. 시술을 선호하지 않으면 다양성을 좋아하는지, 퍼즐을 풀듯 사고하는 일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가정의학이나 내과를 고려했다. 자신을 진료 활동에 참여시킨 attending과의 좋은 관계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참여자 2는 신경외과에 관심이 있었지만, 실습의 첫 2주 동안 중재적 심장학에서 시술에 참여한 뒤 관심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원래 신경외과를 하고 싶었다.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모든 시술이 좋았다. 그 뒤에 있는 과학도 좋았다. 그게 내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실습을 시작하고 처음 2주가 중재적 심장학이었는데, 그가 나에게 시술을 하게 해 주었다. 카테터 삽입까지 다. 그런 걸 몇 번 하고 나면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정말 재미있었다. 붙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의 초점이 실제로 바뀌었다.” — 참여자 2, 남성
저자들의 해석
실습학년 내내 12명을 따라간 결과는 학생과 attending 또는 전공의 사이에서 형성되는 사회적·상호적 관계로 해석된다. 학생은 impression management로 신뢰를 쌓아 학습 기회를 얻는다. 교수 방식과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주관적이어서, 학생은 사람과 장소에 따라 적절한 수행을 판단한다. Beagan(2001)의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이 임상의사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며, 순응적으로 보이지 않을 경우 나쁜 평가와 경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 연구에서도 그와 일치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회교환이론에서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드러내는 학생에게 교수자가 신뢰와 가르침, 긍정적인 평가로 응답하는 관계로 해석한다(Blau, 1986; Cropanzano & Mitchell, 2005). Wenrich 외(2010)의 연구에서 학생이 자신의 술기 발달에 대해 임상교수진보다 높은 기대를 보였다는 결과도 논의된다. 더 많은 학습을 기대하는 학생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일은 학습 기회를 얻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임상추론에서는 기대와 경험 사이의 간격이 주요 쟁점이다. 환자의 문제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감별진단, 진단 계획, 관리 계획을 세우는 일은 의학교육과 해당 3학년 실습 교육과정의 주요 목표였다. 그러나 참여 학생 대부분은 임상추론을 기대만큼 배우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Audétat 외(2012)의 연구에서는 임상교육자 자신이 임상추론 훈련을 거의 받지 못했고, 추론 능력의 발달을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역할보다 역할 모델로서의 역할을 더 강하게 인식했다. 이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진단적 추론이 학생에게 쉽게 보이지 않아 역할 모델링만으로 배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국 5개 의과대학을 다룬 Williams 외(2011)의 연구에서도 임상추론 능력은 1·2학년에 유의하게 향상했지만, 3학년 실습 동안에는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Prince 외(2005)의 연구처럼 학생들의 기초의학 지식 부족을 임상 적용의 어려움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지식을 적용하고 연습할 기회에도 주목한다. 학생들이 기대한, 멘토링과 코칭을 받으며 능력을 다듬는 legitimate peripheral participation은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다.
연구 현장은 한 의과대학이었고 참여자는 자원한 학생들이었다. 참여자 12명의 진술을 전체 학생의 경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임상추론에 관한 결과는 학생들이 지각한 학습 기회와 성과이므로 능력검사에서 측정한 변화와 구분해야 한다. 이 자료만으로 임상추론 능력의 변화량이나 학교 간 차이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학생이 진단적 사고를 접하며 경험한 구체적인 제약은 확인할 수 있다.
후속 과제는 진단적 사고의 학습을 가로막는 장벽을 규명하는 것이다. 진단과 계획 수립을 가르치는 시간, 전문가가 접근 방식을 보여 주며 학습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 학습자가 안내받으며 연습하는 시간이 검토 대상이다. 진료 일정과 업무 배치 같은 환경적 조건, 전문가의 교수 역할에 대한 이해, 학생과 교수자 사이의 사회적 관계가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과 교수자가 계속 바뀌면서 생기는 모호함이 학습을 얼마나 방해하는지도 후속 연구 과제다.
논의
78명 가운데 자원한 12명을 세 시점에서 만나고 11회의 종일 관찰로 진술을 살펴본 설계는 HRD의 일터학습 연구에서 비교 틀로 쓸 수 있다. 실습 전에 진단적 사고를 배우려는 기대를 기록했으므로, 이후의 아쉬움을 사후적으로 높아진 기대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10주와 6주의 순환실습에서 attending이 거의 매주 달라졌다는 조건을 보면, 실습 초반의 적응만으로 이후의 참여를 설명하기 어렵다. impression management로 참여 기회를 얻는 과정과 중재적 심장학 실습의 첫 2주에 시술을 경험한 뒤 진로가 바뀐 사례에서는 교수자와의 관계가 학습 기회와 전공 선택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의학교육을 일터학습의 관점에서 연구할 때, 임상추론에 접근할 기회와 신뢰 형성, 경력 선택을 같은 시간의 흐름에서 살피면 학습과 사회화, 경력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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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gan, B. L. (2001). “Even if I don’t know what I’m doing I can make it look like I know what I’m doing”: Becoming a doctor in the 1990s. Canadian Review of Sociology and Anthropology, 38(3), 275–292.
- Blau, P. M. (1986). Exchange and power in social life. Transaction Books.
- Cropanzano, R., & Mitchell, M. S. (2005). Social exchange theory: An interdisciplinary review. Journal of Management, 31(6), 874–900.
- Han, H., Roberts, N. K., & Korte, R. (2015). Learning in the real place: Medical students’ learning and socialization in clerkships at one medical school. Academic Medicine, 90(2), 231-239. https://doi.org/10.1097/ACM.0000000000000544
- Lave, J., & Wenger, E. (1991). Situated learning: Legitimate peripheral particip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 Prince, K. J., Boshuizen, H. P., van der Vleuten, C. P., & Scherpbier, A. J. (2005). Students’ opinions about their preparation for clinical practice. Medical Education, 39(7), 704-712.
- Wenrich, M., Jackson, M. B., Scherpbier, A. J., Wolfhagen, I. H., Ramsey, P. G., & Goldstein, E. A. (2010). Ready or not? Expectations of faculty and medical students for clinical skills preparation for clerkships. Medical Education Online, 15.
- Williams, R. G., Klamen, D. L., White, C. B., Petrusa, E., Fincher, R.-M. E., Whitfield, C. F., Shatzer, J. H., McCarty, T., & Miller, B. M. (2011). Tracking development of clinical reasoning ability across five medical schools using a progress test. Academic Medicine, 86(9), 1148-1154.
이 글이 다룬 논문 인용하기
Han, Heeyoung 외 (2015). Learning in the Real Place: Medical Students' Learning and Socialization in Clerkships at One Medical School. Academic Medicine, 90(2), 23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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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Han, Heeyoung and Roberts, Nicole K. and Korte, Russ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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