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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자 정체성: 교육 역할을 자신의 일로 삼는 과정
의학교육자 정체성은 가르치는 경험을 쌓으면서 교육 역할을 자신의 전문직 활동과 경력에 포함하는 과정이다. 다섯 연구는 이 과정에 임상의·연구자로서의 자기 이해, 감독자와 동료의 지원, 교육 시간과 승진 기준이 함께 작용함을 보여준다. 면담에서 드러난 역할의 의미를 설문으로 측정하고 포트폴리오로 표현하는 방식까지 연결하면, 교수개발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할 기회와 그 기여를 인정받는 경력 조건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교육 역할을 자신의 경력에 포함한다는 것
의학교육자 정체성은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교육의 의미를 일상 활동과 경력 선택에 연결하는 과정이다. 진료와 연구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 온 사람에게 교육은 기존 역할을 뒷받침하는 활동이자 별도로 전문성을 기르는 분야다. 교육 역할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는 가르치는 경험뿐 아니라 동료의 반응과 기관이 교육 기여를 인정하는 방식도 작용한다.
병원 교육 직책을 통한 경력 진입과 사회화
병원에서 교육 경력을 시작하는 경험을 탐색한 연구는 호주 퀸즐랜드 보건당국의 Medical Education Registrar(MER) 프로그램을 다뤘다(Bartle & Thistlethwaite, 2014). 2008년 도입된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12개월 동안 교육·감독 역량을 개발하고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매주 자신의 전문과에서 임상업무를 한두 세션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중앙 조직은 2008–2012년 매년 전일제 직책 4개를 지원했으며, 이후에는 병원·지구의 자체 교육비로 운영할 수 있었다. 잠재적 참여자 32명 중 12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10명은 2012년 재직자, 2명은 이전 이수자였다. 연구진은 반구조화 면담 총 15건을 framework analysis로 분석하고, 사회인지진로이론(SCCT)을 적용해 자기효능감·결과기대·개인 목표를 환경의 지원과 연결했다. 프로그램 초기에 면담한 8명 중 5명을 종료 시점에 추적 면담했고, 이전 이수자 2명에게는 회고 면담을 진행했다.
분석에서는 경력 선택 동기, 개인 목표와 자기주도성, 역할모델, 정체성, 감독자·멘토의 지원, 경력 장벽으로 작용하는 연구 요구라는 여섯 주제가 도출됐다. 참여자들은 좋은 임상교사를 본받거나 좋지 않았던 교육 경험을 개선하려고 지원했지만, 교수능력에도 별도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교육 프로젝트의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아 일부는 직무기술서나 초기 안내 없이 목표와 성과 기준을 스스로 정했다. 한 참여자는 생각하고 계획할 시간이 주어지는 업무에 적응하는 데 3개월간 어려움을 겪었다. 참여자들은 자율성 덕분에 원하는 활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감독자의 안내와 피드백은 프로젝트 범위를 조정하고 자율성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됐다.
참여자들은 진료 책임과 교육자로서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임상 활동을 이어 가려 했다. 직책을 마친 뒤에는 자신을 교육에 관심이 있는 외과의사나 가르치는 의사로 설명했다. 연구 경험은 적었으며,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를 만족도나 자신감 외의 지표로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 실적과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대학 경력보다 전문의로서 병원 교육을 개선하는 경로를 선호한 경험도 보고됐다. 한 조직의 참여자 12명과 일부 추적 면담에 근거하므로, 결과는 참여자가 자신의 역할과 경력을 설명한 방식에 한정된다. 연구에서는 대학 소속 없이 활동하는 임상교육자의 경로를 인정하고, 초기 목표 설정과 교육 전문성을 갖춘 감독자의 지원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진료·연구·교육 사이에서 교수 역할을 통합하는 방식
네덜란드의 한 의과대학에서 2012–2013년에 수행된 연구는 교육경력 5년 이하인 초임 교수자 18명의 역할 통합 과정을 탐색했다(van Lankveld et al., 2017). 연구진은 165시간의 대학 교수자격 과정과 교수자 공동체에서 목적표집으로 참여자를 선정했다. 평균 교육경력은 1.3년이었다. 전원이 학사과정 소집단 수업을 담당했고, 소속은 기초과학 부서 8명, 임상 부서 2명, 교육 부서 8명이었다. 반구조화 면담을 두 차례 진행하고, 그 사이 7개월간 작성한 주간 일지를 후속 면담에 활용했다. figured worlds theory로 진료·연구·교육에서 인정받는 활동과 집단이 공유하는 이야기를 살폈다. dialogical self theory로는 의사·연구자·교수자라는 자아 위치 사이의 협상을 해석했다.
참여자의 절반은 교수 역할을 자신의 정체성에 통합하면서 강한 긴장을 경험했다. 의학 학위 소지자는 교육을 임상보다 낮게 평가하는 반응을 접했다. 기초과학 부서 참여자는 교육을 연구의 부담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와 출판 실적 중심의 보상을 이야기했다. 교육이 의사·연구자로서의 목표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한 참여자는 8명,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며 교수자 위치를 받아들이지 않은 참여자는 6명이었다. 다른 4명은 진료나 연구의 경쟁·위계·노동 조건과 거리를 두면서 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를 서술했다. 3명은 교육 조정과 개발을 맡는 coordinator라는 제3의 위치로 자신의 역할에 지위를 부여했다. 4명은 직업적 지위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상대화하는 메타 위치를 취했다. 같은 참여자가 여러 서사를 사용했으므로, 이 다섯 방식은 고정된 사람 유형보다 상황에 따라 역할을 설명하는 방식에 해당한다.
참여자들은 보직을 맡기 전에도 교육 책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교육 조정·개발 책임의 확대를 성장으로 설명했다. 분석에서는 기존 이론의 연합·제3의 위치·메타 위치에 더해 자아 위치의 대립과 교수자 위치가 통합되지 않는 양상이 확인됐다. 자발적으로 교수개발에 참여한 집단이며 연구 중심 승진 체계에 속했다는 맥락에서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교육 경험과 역할모델의 이야기, 교수자 공동체, 교수자격 수여와 교육상, 교육 기여를 인정하는 보상·승진 구조를 연결하는 지원을 제안했다.
대학원 교육 이후의 역할 확대와 경력 단계별 긴장
던디대학교 의학교육센터에서 수행된 연구는 2013–14년에 진행된 3단계 혼합방법 연구의 면담 자료를 분석했다(Sethi et al., 2017). 참여자는 재학생 9명과 2008–2012년 졸업생 27명으로 총 36명이었다. 재학생은 모두 유학생이었고, 졸업생 다수는 원격으로 공부했다. 졸업생의 학업 기간은 2~9년이었다. 참여자들은 임상 전문의, 교수, 학과장, 학장, 사업 책임자 등으로 활동했다. 연구진은 전화·Skype·대면 반구조화 면담을 구성주의 근거이론으로 분석하고, 실천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로 정체성과 참여의 관계를 해석했다.
공통으로 경험한 긴장은 여러 정체성 간의 균형, 교육자 경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불명확한 경력 경로, 이론의 실천 적용, 재정적 불이익, 지속적인 성장과 최신 지식 유지라는 여섯 범주로 정리됐다. 참여자들은 교육 책무가 늘면서 진료·행정·가정생활을 조정하는 부담을 경험했다. 전임 교육자가 되면 임상가로서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교육자의 직무기술서나 승진 기준이 불명확한 기관에서는 임상가·연구자의 기준으로 평가받았다. 배운 내용을 적용할 때도 응급실 진료 중 피드백 시간을 확보하거나, 전문직업성 교육을 국가별 문화에 맞게 조정하는 과제가 있었다. 대학원 자격은 교육 전문성을 인정받는 바탕이자, 기관이 교육의 여러 영역을 맡길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자신의 연구 분야와 다른 계속교육 업무를 맡은 사례도 있었다.
교육 경험이 많고 45세 이상인 졸업생 대부분은 두려움이 없다고 답했고, 자격 덕분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한 임상 튜터는 진료와 연구 지원을 병행하면서 업무계획의 약 3분의 1을 교육에 배정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연령과 졸업연도를 경험·선임성의 지표로 삼아 비교했다. 이러한 안정감은 경험의 축적과 현재의 업무 구성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연구에서는 대학원 교육에 변화관리와 맥락에 맞는 지식 적용을 포함하고, 졸업생 멘토링, 교육 시간과 재정 지원, 구체적인 직무기술서와 경력 경로, 후속 심화교육을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수자 정체성을 자기확신·경험·기대로 측정하기
대학병원 의사의 교수자 정체성 설문을 재구성한 연구는 9개 척도·37문항으로 구성된 기존 도구의 측정 속성을 검토했다(Schindler et al., 2024). 조사 기관은 시립 고도진료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전환 중이었다. 2020년 5월 재직 의사 666명 중 147명이 참여해 응답률은 22%였다. 독일어 설문의 일부 표현을 병원 상황에 맞게 수정했으며, 응답 범위는 0점부터 4점까지였다. 교육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3%였지만, 조사 당시에는 45.9%가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척도별 확인적 요인분석, 문항 축소, promax 회전을 적용한 탐색적 요인분석, 이론적 내용 검토, 재구성한 척도의 확인적 요인분석을 차례로 수행했다.
기존 구조가 확인된 척도는 ‘교육의 내재적 만족’과 ‘교육 책임감’으로, Cronbach’s α는 각각 .81과 .77이었다. 다른 척도에서는 문항 내용과 경험의 차이가 재구성의 근거가 됐다. 의학교육 학술지를 읽는 행동의 평균 점수는 0.41(SD=0.80)이었지만, 교수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묻는 문항은 3.03(SD=1.03)이었다. 최종안은 ‘교육의 내재적 만족’, ‘교육 책임감’, ‘교육 경험 교류’, ‘교수자 역할의 동일시와 즐거움’, ‘교육 개발’, ‘교수능력 자아개념’, ‘희망하는 교육 보상’의 7개 척도와 4개 단독 문항으로 구성됐다. α는 ‘교육 경험 교류’에서 .75, ‘교수자 역할의 동일시와 즐거움’에서 .83, ‘교육 개발’에서 .86이었다. ‘희망하는 교육 보상’은 α=.53으로 추가 개발 대상이 됐다. 경력 발전과 보상 경험을 묻는 일부 문항은 기대에 관한 표현으로 바꾸도록 제안됐다.
‘교육 경험 교류’에는 동료와 이야기하는 빈도뿐 아니라 논의의 유용성과 아이디어 공유의 즐거움이 포함된다. 해당 척도는 자유도가 0인 모형이므로 CFI=1.000과 SRMR=.000은 문항 내용 및 내적 일관성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전환기에 있는 단일 기관에서 실시한 독일어 자기보고 설문이므로, 점수는 교육 참여 경험과 기관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교육 경험이 없는 의사까지 응답 범위를 넓히면서, 수행한 교육과 앞으로 맡을 역할을 측정에서 구분하는 과제가 제기된다.
승진 포트폴리오에서 교육 경험이 인정받는 방식
Medical educator portfolios(MEP)를 분석한 연구는 덴마크의 한 대규모 연구중심대학 보건학부에서 교육 실적이 교수직 임용·재임용 자료로 제시되는 방식을 살폈다(Christensen et al., 2024). 연구진은 2019–2022년 신규 임용되거나 재임용된 교수 91명에게 참여를 요청해 2022년 봄·여름에 포트폴리오 36편을 수집했다. 기관 지침의 세 주제와 16개 하위 주제를 사전 코딩 틀로 삼아 연역적 내용분석을 하고, 결과를 문화자본 개념으로 해석했다. Teaching capital은 정당한 교육 역량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개인의 문화자본 전체를 뜻한다.
기관 지침은 교육 활동의 기술·증빙을 필수 항목으로, 교육적 선택의 이유와 교육의 질을 입증하는 결과를 선택 항목으로 구분했다. 포트폴리오 36편 모두에 교육 활동의 기술·증빙이 담겼고, 교육적 선택의 이유는 18편(50%), 교육의 질을 보여주는 결과는 15편(42%)에 포함됐다. 교육 실적은 주로 연도, 교과목명, 교육시간, 학생 수, 교수자 역할 등을 적은 표로 제시됐다. 교수법적 발달이나 교수자·학생의 역할을 성찰한 문서는 각각 8편이었다. 학생 평가를 포함한 문서는 9편이었다. 정량적 설문 결과를 첨부하거나 피드백을 반영해 수업을 바꾼 과정을 설명했다. 동료나 교육 책임자의 추천·평가 자료는 5편에 담겼다.
분석에서는 강의와 지도에 투입한 시간·노력을 체화된 문화자본으로, 성찰문·교육철학·학생 및 동료 평가를 객관화된 문화자본으로, 교수직을 제도화된 문화자본으로 해석했다. 교육량을 필수로 요구하는 지침 아래에서는 투입한 시간을 승진 자격의 근거로 내세우는 대응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선택 항목까지 작성하는 행위는 교육의 질과 학술적 탐구를 인정받으려는 의미로 해석했다. 연구에서는 필수·선택 구분을 재검토하고 교육의 질과 성찰을 명료하게 안내하는 지침을 제안했다.
논의
HRD 관점에서 교수개발의 성과를 살피려면, 배운 내용을 교육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과 그 기여를 경력상 인정받는 과정을 연결해 연구할 수 있다. 보상 척도의 α=.53은 수정 전 응답에서 산출됐으며, 제안된 기대 문항은 후속 검증을 앞두고 있다. 포트폴리오 연구는 기관 지침에 따라 문서에 포함된 항목을 분석했으므로, 결과의 해석은 임용된 교수들이 제시한 증거와 제도적 기대의 관계에 한정된다.
참고문헌
- Bartle, E., & Thistlethwaite, J. (2014). Becoming a medical educator: motivation, socialisation and navigation. BMC Medical Education, 14(1), 110. https://doi.org/10.1186/1472-6920-14-110
- Christensen, M. K., Pedersen, I. M., & Wichmann-Hansen, G. (2024). “Teaching capital”– a sociological analysis of medical educator portfolios for promotion. Advances in Health Sciences Education, 29(5), 1769–1786. https://doi.org/10.1007/s10459-024-10333-3
- Schindler, A.-K., Schimmel, M., Oezsoy, M., & Rotthoff, T. (2024). Measuring teacher identity of physicians – a validation study of a questionnaire instrument. Medical Education Online, 29(1), 2333618. https://doi.org/10.1080/10872981.2024.2333618
- Sethi, A., Ajjawi, R., McAleer, S., & Schofield, S. (2017). Exploring the tensions of being and becoming a medical educator. BMC Medical Education, 17(1), 62. https://doi.org/10.1186/s12909-017-0894-3
- van Lankveld, T., Schoonenboom, J., Kusurkar, R. A., Volman, M., Beishuizen, J., & Croiset, G. (2017). Integrating the teaching role into one’s identity: A qualitative study of beginning undergraduate medical teachers. Advances in Health Sciences Education, 22(3), 601–622. https://doi.org/10.1007/s10459-016-96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