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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조직학습 과정 탐색: 실행공동체 운영사례를 중심으로
이 글은 중소기업 내 실행공동체가 학습 맥락을 형성하고 조직 내 관행과 결합하는 과정을 분석한 오석영·이진희(2020)를 정리한다. 연구진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개인·집단·조직·조직간 수준의 학습활동과 사회정치적 과정을 분석하였다. 학습주제 선정과 운영 과정에서 영향력 주기가 나타났으며, 학습조직은 의견을 통합하고 갈등을 공동의 업무 수행으로 조정하는 권력 회로로 기능하였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학습조직 운영과 외부 교육자원의 공유를 제안하였으며, 정부 사업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자생적·무형식적 실행공동체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의 배경과 목적
일터 내 학습 연구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중소기업은 소유경영자(owner-manager)의 영향력이 크고 자체 교육자원이 부족한 여건에서 학습을 운영한다.
Coetzer와 Perry(2008)의 연구는 소기업의 규격화되지 않은 무형식적 업무 환경에서 학습 참여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내·외부 환경과 연계해 학습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iggins 외(2013)의 연구는 중소기업의 일터 내 학습을 설명하면서 소유경영자와 구성원의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되는 정치-권력적 관계를 살폈다.
연구진은 사회-심리-정치적 학습 특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내 실행공동체가 조직 관행과 결합해 학습활동을 구성하는 과정을 살폈다.
이론적 틀
Crossan 외(1999; 2011)의 모형은 조직 전체의 학습을 인식(intuiting), 해석(interpreting), 통합(integrating), 제도화(institutionalizing)의 4I 과정으로 설명한다. 인식은 개인의 경험에 내재한 양식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개인 차원의 과정이다. 해석은 언어나 행동으로 생각이나 직관적 통찰을 명료하게 이해하고 타인에게 설명하는 과정이다. 통합은 공유된 개념을 명료화해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조정하며 실천하는 과정이다. 해석과 통합은 집단 차원에서 일어난다. 제도화는 새로운 관행이나 제도로 규범화(또는 제품화)하는 조직 차원의 과정이다.
인식-해석-통합의 순차적 과정은 기존 관행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탐색(exploration)’을 촉진한다. 제도화는 조직에 저장된 기존 관행을 공고히 하거나 상황에 맞게 재사용하는 ‘활용(exploitation)’ 과정이다.
Jones와 Macpherson(2006)의 모형은 기존 4I 과정에 결합(Intertwining)을 추가했다. 결합은 소비자, 공급망, 기업 간 교류로 지식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식을 습득·공유하는 조직 간 학습작용이다(Holmqvist, 2003).
Lawrence 외(2005)의 연구는 권력과 정치 과정을 조직학습의 구성요소로 보고 Crossan 외(1999)의 모형에 사회정치적 과정을 추가했다. 일화적 권력은 영향력 주기(influence)와 강압(force)으로, 체계적 권력은 지배(domination)와 규율(discipline)로 나뉜다.
| 권력 유형 | 행위 | 내용 |
|---|---|---|
| 일화적 권력 | 영향력 주기 | 개인 간 서로의 이익에 기반하여 행동하는 정치 행위로, 설득·협상·권고 행동을 통해 서로가 힘을 보태거나 견제하며 학습하는 상황 |
| 일화적 권력 | 강압 | 집단 간 의견 통합을 위해 차선책이나 다른 경우의 수를 통제하여 통합된 의견이 조직 차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 |
| 체계적 권력 | 규율 | 개인이 의식·무의식적 인식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분별하고 이해하는 것을 촉진하는 정치-권력적 행위이며, 그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돕는 제도와 실천기회를 포함 |
| 체계적 권력 | 지배 |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범위를 제한하여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작동하게 하는 정치적 행위이며 제도화를 위한 정치적 기반 |
강압은 권력 회로(power circuit)를 형성해 학습결과의 조직 내 확산을 통제한다(Clegg, 1989). 권력 회로는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행위자 회로’에서는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행위자(agency)의 승인을 받는다.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ation) 회로’에서는 의결기구나 위원회 같은 의무적 통과지점을 거쳐 합의에 이른다. ‘체계적 통합(system integration) 회로’에서는 구성원들이 의무적 통과지점을 거치며 권한을 부여받거나 제한받는 제도를 운영한다.
연구진은 확장된 5I 모형에 자원의존모형(Pfeffer & Salancik, 1978)과 제도적 동형화(DiMaggio & Powell, 1983)를 더해 이론적 틀을 구성했다.
연구방법
분석 대상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사업으로 운영된 학습모임, 학습조 같은 소규모 학습집단이다. 연구진은 학습조직을 기업 내 공식화된 실행공동체와 같은 뜻으로 사용했다(장원섭·김민영·윤지혜, 2009).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사업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른 우선지원대상 중소기업을 선정한다. 8개월 이상 3년 이하의 운영기간 동안 월 2회 이상 모임을 열어 학습조직을 형성하고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한국산업인력공단, 2020).
1차 연구 참여기업은 8개 중소기업이다. 면담자의 이직으로 추가 조사가 불가능한 1개 기업과 조직학습 과정을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소기업(5~12명) 1곳을 제외하고 6개 기업의 면담자료를 분석했다.
기업 면담에 앞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사업담당자 2명 및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 1명과 개별 면담해 사전자료를 수집했다. 기업에는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1주 전에 보내 서면으로 1차 답변을 받았다. 이후 기업을 방문해 60분~90분 동안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자료에는 다중사례분석을 적용했다(Merriam, 1998).
| 구분 | 기업 A | 기업 B | 기업 C | 기업 D | 기업 E | 기업 F |
|---|---|---|---|---|---|---|
| 산업 | 자동차 | 출판 | 홍보 | 금속 | 정보통신 | 섬유 |
| 규모 | 120명 | 50명 | 70명 | 50명 | 120명 | 40명 |
| 설립연도 | 2000년 초반 | 2000년 초반 | 2000년 초반 | 1980년 후반 | 1990년 초반 | 2000년 초반 |
| 사업참여 기간 | 2016–2018 지속운영 | 2016–2018 | 2016–2018 | 2017–2019 | 2016–2018 자체운영 | 2017–2019 자체운영 |
| 기타 특성 | 해외기업합작, 자회사 | 최근 분사 | 동종업계 상위 10% | 동종업계 상위 10% | 동종업계 상위 10% | 해외기업합작 |
연구결과
6개 참여기업 모두에서 소유경영자는 직원 교육에 관심을 보였고 사업 참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고경영자는 ‘실패도 학습이다(기업 A, D)’, ‘직원 서로 간 학습의 불쏘시개가 되자(기업 F)’ 등의 조직 가치를 제시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전략과제나 업무 매뉴얼 제작을 학습주제로 선정했다. 사업 2, 3년 차에는 주제 선정 절차를 상향식으로 바꾸거나 상향식과 하향식을 혼합했다.
| 구분 | 주제선정 방식 | 부서운영 방식 |
|---|---|---|
| 기업 A | 1차 하향식(전략과제, 매뉴얼 구축) → 2·3차 상향식 | 1차 부서 간 → 2·3차 부서 간/조직 간 |
| 기업 B | 1차 하향식(전략과제) → 2·3차 상향식 | 1·2차 부서 간 → 3차 부서 내 |
| 기업 C | 1차 하향식(전략과제) → 2·3차 혼합(문제해결) | 1·2·3차 부서 간 |
| 기업 D | 1차 하향식(복지, 안전, 혁신) → 2·3차 상향식 | 1·2차 부서 내 → 3차 부서 간 |
| 기업 E | 1차 혼합(문제해결, 매뉴얼 구축, 소통) → 2·3차 상향식 | 1차 부서 내/부서 간 → 2·3차 부서 내 |
| 기업 F | 1·2·3차 상향식 | 1·2·3차 부서 간 |
연구진은 이 변화를 구성원들이 초기의 하향식 운영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해석했다.
학습조직 참여자는 브레인스토밍 등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주제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 주기 행동을 경험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중간관리자(학습 조장)나 멘토가 업무 관련 주제를 선정하도록 의견을 조율했다.
기업 A는 학습조직 참여를 사내 학점은행제의 학점으로 인정해 규율과 지배로 참여를 유도했다. 기업 B와 C에서는 구성원이 관심을 둔 신기술을 새로운 사업영역과 연계해 학습주제로 제안하고 중간관리자를 설득했다.
상향식 영향력 주기는 일부 기업에서만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은 신규 직원을 교육하고 매뉴얼을 제작하며 업무지식을 구조화했다(기업 A, C, D, E).
학습조직화 과정은 집단과 조직 차원의 학습활동에서 의견을 통합하고 학습결과를 확산하는 권력 회로로 작동했다. 기업 A는 품질 개선 사례를 공유하고자 협력사 직원도 학습조직에 참여하게 했다. 자사 직원들의 학습동아리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학습주제 공모, 학습조 운영 및 평가 과정을 공식화했다.
기업 D에서는 신구(新舊)인력 간 갈등이 드러났다. 경력근로자들은 반복되는 품질오류와 업무 관행을 개선하고자 하면서도 지식 공유를 거부했다. 신입근로자들은 경력근로자의 지식 공유를 바랐다.
최고경영자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고자 학습주제 선정 권한을 직원들에게 위임했다. 직원들은 협의해 주제를 선정하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업무와 지식을 공유했다. 연구진은 학습조직이라는 ‘의무적 통과지점’에서 형성된 ‘함께 일하는 경험’이 갈등 해소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해석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특허도 획득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사평가와 연계된 포상을 둘러싸고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추가 업무의 편중, 부서 간 이해관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도 발생했다.
| 구분 | 상향식 학습 과정 | 하향식 학습 과정 | 조직간 학습 |
|---|---|---|---|
| 기업 A | 조직 내의 지식공유, 업무 효율성 개선 | 업무매뉴얼 제작, 품질관리의 구조화 | 협력사와의 기술제휴, 모기업과의 자원 공유, 정부·외부전문가 연계 |
| 기업 B | 부서별 효율성 개선, 혁신 업무 개발 | 업무매뉴얼 제작 | 정부 교육제도 도입 |
| 기업 C | 조직 사업영역 확장 | 교육부서 제도화, 소유경영자의 교육사업 강화 | 정부, 외부전문가 연계 |
| 기업 D | 조직 사업영역 확장 | 새로운 특허에 기반한 업무 확장 및 제도화 | 정부 교육제도 도입, 협회와 자원 공유 |
| 기업 E | 조직 효율성 개선 | 업무과정의 표준화, 소유경영자 개입 | 정부 교육제도 도입, 외부전문가 연계 |
| 기업 F | 조직 효율성 개선, 학습문화조성(의사결정의 민주화) | 핵심가치 및 학습활동의 제도화, 소유경영자의 개입, 학습조직제도 향후 유지 | 협력사와의 기술제휴, 벤치마킹, 정부·외부전문가 연계 |
기업 A는 모기업 및 해외 합작기업과 교육자원(교육과정)과 인적자원(전문가)을 공유하는 ‘상호자원의존’ 관계를 형성했다. 참여기업들이 정부의 중소기업 교육제도 운영방식을 공유하거나 우수 사례를 자사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인적자원개발 활동의 ‘제도적 동형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교육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정부 제도를 수용하는 흔한 사례로 보았다(Coetzer & Perry, 2008).
결론
대부분의 참여기업은 조직 안팎의 변화를 위기로 받아들이며 소유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학습조직화 사업에 참여했다. 초기에는 학습조직을 하향식으로 제도화했고, 1년 차의 시행착오를 거쳐 2~3년 차에는 운영방식을 조율했다.
구성원들은 학습조직 활동을 추가 업무로 받아들여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모든 참여기업은 정부, 협회, 협력사 등 외부 기관이나 전문가집단과 학습자원을 공유했다.
학습조직이 의견을 통합해 조직 차원의 생산물로 전환하는 ‘강압’적 권력 회로의 역할은 여러 부서가 함께 참여한 기업에서 뚜렷했다. 부서별로 운영한 기업 B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학습조직은 신입사원교육을 통한 사회화와 업무과정의 표준화에도 기여했다. 연구진은 이를 지배와 규율의 권력 행동으로 해석했다.
논의 및 제언
사례분석에는 Jones와 Macpherson(2006)의 중소기업 조직학습 5I 모형, Lawrence 외(2005)의 사회-심리-정치적 학습 과정, DiMaggio와 Powell(1983)의 제도주의 관점과 Pfeffer와 Salancik(1978)의 자원의존 모형을 통합한 틀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실행공동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아 정부의 학습조직화사업 참여기업을 연구했으며, 이를 한계로 밝혔다. 이 결과로 자율적·무형식적 실행공동체를 운영하거나 실행공동체를 운영하지 않는 중소기업의 조직학습 과정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실행공동체가 자생하거나 무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중소기업 사례로 연구를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관련 선행연구
Crossan 외(1999)의 연구는 직관·해석·통합·제도화 과정에서 개인·집단·조직의 학습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폈다. 새로운 학습의 확산과 제도화된 학습의 영향 사이에 생기는 긴장을 설명했다. Crossan 외(2011)의 연구는 후속 연구를 검토하며 포괄적 조직학습 이론이 형성되는 중이라고 보았다.
March(1991)의 연구는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과 기존 지식·역량의 활용 사이에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을 모형화했다. 활용에 따른 빠르고 확실한 보상이 반복되면 장기적 적응에 필요한 탐색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awrence 외(2005)의 연구는 4I 모형에 영향력·강제력·규율·지배를 접목해 권력이 학습의 가능성과 방향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학습결과를 제도화하는 데에는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조율하고 조직의 관행으로 채택하는 권력 과정이 포함된다.
Contu와 Willmott(2003)의 연구는 상황학습과 실행공동체를 경영 실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권력관계와 사회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Vince(2001)의 연구는 권력과 감정의 결합을 중심으로 불안과 방어적 관계가 집단학습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블로그 내 관련 글
같은 저자들의 후속 연구인 지식획득과 집단 성찰성, 혁신행동(Oh & Lee, 2024)은 이 사례연구를 인용했다. 구조화된 학습풍토에서도 실행공동체를 마련하는 등 암묵지를 중심으로 지식을 통합하는 방식이 혁신행동을 이끄는 전략이라고 제안했다.
참고문헌
- 오석영, 이진희. (2020). 중소기업 조직학습 과정 탐색: 실행공동체 운영사례를 중심으로. 미래교육학연구, 33(3), 103–127. https://doi.org/10.35283/erft.2020.33.3.103
- Contu, A., & Willmott, H. (2003). Re-embedding situatedness: The importance of power relations in learning theory. Organization Science, 14(3), 283–296. https://doi.org/10.1287/orsc.14.3.283.15167
- Crossan, M. M., Lane, H. W., & White, R. E. (1999). An organizational learning framework: From intuition to institution.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4(3), 522–537. https://doi.org/10.5465/amr.1999.2202135
- Crossan, M. M., Maurer, C. C., & White, R. E. (2011). Reflections on the 2009 AMR decade award: Do we have a theory of organizational learning?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6(3), 446–460. https://doi.org/10.5465/amr.2010.0544
- Lawrence, T. B., Mauws, M. K., Dyck, B., & Kleysen, R. F. (2005). The politics of organizational learning: Integrating power into the 4I framework.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0(1), 180–191. https://doi.org/10.5465/amr.2005.15281451
- March, J. G. (1991). Exploration and exploitation in organizational learning. Organization Science, 2(1), 71–87. https://doi.org/10.1287/orsc.2.1.71
- Vince, R. (2001). Power and emotion in organizational learning. Human Relations, 54(10), 1325–1351. https://doi.org/10.1177/a019197
영문 제목: Exploring organizational learning process in SMEs: the case study of Communities of Practice. 영문 키워드: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SME), organizational learning, community of practice (CoP), learning organization, power circuit.
이 글이 다룬 논문 인용하기
오석영 & 이진희 (2020). 중소기업 조직학습 과정 탐색: 실행공동체 운영사례를 중심으로. 미래교육학연구, 33(3), 10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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